일본판 올리브영은 왜 K뷰티 '테스트 매대'를 열었나

@cosme 운영사 아이스타일은 이 매대를 해외 브랜드가 일본 소비자를 처음 만나는 '테스트 마케팅의 장'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글에서는 KOREA's PICKS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일본 진출을 앞둔 브랜드가 여기서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Nov 04, 2026
일본판 올리브영은 왜 K뷰티 '테스트 매대'를 열었나

@cosme 교토점과 KOREA's PICKS

2026년 10월 23일, 일본 최대급 화장품 리뷰 플랫폼 @cosme(앳코스메)가 교토 시조가와라마치의 쇼핑몰 '가와라마치 OPA' 1층에 매장을 열었습니다. 교토 지역의 첫 @cosme STORE입니다.
매장 하나 늘어난 소식으로 보면 지나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K뷰티 브랜드라면 이 매장 안의 작은 코너 하나를 봐야 합니다. 일본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한국 브랜드만 모아 두는 상설 매대, '@cosme KOREA's PICKS'입니다.
이 코너는 단순한 한국 화장품 진열대가 아닙니다. @cosme 운영사 아이스타일은 이 매대를 해외 브랜드가 일본 소비자를 처음 만나는 '테스트 마케팅의 장'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글에서는 KOREA's PICKS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일본 진출을 앞둔 브랜드가 여기서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cosme는 '일본판 올리브영'이 아니라 '글로우픽 + 올리브영'이다

@cosme를 흔히 일본판 올리브영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비유는 아닙니다. @cosme의 본업은 1999년에 시작한 화장품 리뷰·랭킹 플랫폼이고, 오프라인 매장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영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글로우픽과 올리브영을 한 회사가 함께 하는 구조입니다. 일본 국내 매장은 36곳(2025년 12월 기준)입니다.
이 비유는 실제 지배구조로도 이어집니다. 아이스타일은 2019년 글로우픽 운영사 글로우데이즈에 투자한 뒤 2021년 자회사로 편입했고, 이후 지분 100%를 확보했습니다. 이후 K뷰티 태스크포스를 꾸려 50개 이상의 한국 브랜드에 일본 시장 마케팅과 사업 운영을 지원해 왔습니다. 2025년부터는 글로우픽 어워드 수상 제품에 '@cosme 코리아 어워드' 자격을 함께 주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한국 리뷰 데이터를 가진 회사와 일본 리뷰 데이터·매장을 가진 회사가 한 그룹 안에 있습니다. KOREA's PICKS는 이 두 데이터가 실제 매대에서 만나는 지점입니다.

KOREA's PICKS는 어떻게 돌아가나

시작은 홍콩입니다. @cosme 홍콩 플래그십의 한국 화장품 코너 'SEOUL HOT'이 반응을 얻자, 이름을 바꿔 2026년 9월 도쿄 루미네 유라쿠초점에 일본 최초로 들였습니다. 교토점은 두 번째이고, 유라쿠초점과 같은 브랜드로 구성됐습니다.
항목
내용
도입 매장
루미네 유라쿠초점(2026년 9월), 교토 가와라마치 OPA점(2026년 10월)
오픈 라인업
CHERIEXX, Tense, bonamedusa, PO:DL, RISKY, LUBELLE, HARUHUGA (일본 미출시 7개 브랜드)
큐레이션
글로우데이즈. 글로우픽에서 화제가 된 아이템 중심
수입 경로
글로우데이즈를 통한 정식 수입
교체 주기
약 2개월마다 라인업 교체
확대 계획
유라쿠초점 성과를 보며 신규·리뉴얼 매장에 순차 도입
여기서 눈여겨볼 단어는 '정식 수입'입니다. 아이스타일 측은 SNS에서 뜬 한국 브랜드를 이커머스나 병행수입으로 살 수는 있어도, 일본 매장에서 정품을 직접 써볼 기회는 적다고 봤습니다. KOREA's PICKS는 그 빈칸을 겨냥합니다.

K뷰티 브랜드가 읽어야 할 4가지 신호

1. 매대가 '테스트베드'가 됐다

아이스타일은 그동안 주로 일본 국내 브랜드를 대상으로 매장을 신제품 테스트 마케팅의 장으로 써 왔습니다. KOREA's PICKS는 이 기능을 해외 브랜드로 넓히는 첫 단계입니다.
약 2개월 로테이션은 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짧은 기간 안에 일본 오프라인 소비자의 첫 반응을 볼 수 있는 창이 열리는 셈입니다. 다만 입점 조건, 비용, 초도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리스크 수준은 글로우데이즈와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2. 경쟁의 축이 '버즈'에서 '팬'으로 옮겨 간다

아이스타일 모토하시 미라이 집행임원은 한국 브랜드가 그동안 트렌드와 버즈로 승부해 왔지만, 이제는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지고 팬을 만드는 것을 과제로 삼게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매장에서의 첫 만남이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설명입니다.
수치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아이스타일이 2026년 7~8월 15~69세 여성 1,126명에게 물은 조사에서, 한국에서 인기인 제품이라도 사기 전에 직접 써보고 싶다는 응답이 49.3%였습니다. 한국 업계 매체의 일본 르포도 비슷한 흐름을 짚습니다. 큐텐재팬 판매 순위에는 K뷰티가 다수 올라 있지만, 리뷰 기반인 LIPS와 @cosme 랭킹으로 갈수록 상위권 내 한국 브랜드 비중이 줄어든다는 분석입니다.

3. 교토는 '로컬 먼저, 인바운드는 따라온다'를 시험하는 상권이다

교토부는 인구 대비 대학생 비율이 6.95%로 일본 1위이고, 교토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6,279만 명입니다. @cosme 측이 인용한 교토시 조사에 따르면 관광객의 화장품 구매율도 2023년 21.2%에서 2025년 37.3%로 올랐습니다. 매장이 들어선 가와라마치 OPA는 10~20대 이용이 많고, 이용객의 40~50%가 인바운드 관광객입니다.
흥미로운 건 아이스타일의 우선순위입니다. 회사 측은 일본인에게 인기 있는 가게에 관광객도 오고 싶어 한다며, 먼저 일본인 고객을 의식한 매장을 만든다고 밝혔습니다. 인바운드 매출만 노린 진출보다, 일본 현지 소비자의 신뢰를 먼저 얻는 것이 결국 관광객 수요까지 끌어온다는 판단입니다.

4. 매대는 데이터로 움직인다

@cosme 매장은 판매 랭킹과 리뷰가 진열을 결정합니다. 교토점의 '세일즈 랭킹' 매대는 개점 초기에 품목 구성이 비슷한 나고야 mozo 원더시티점 데이터를 쓰고, 약 3개월 뒤부터 교토점 자체 판매 실적으로 바꿉니다.
온·오프라인 연결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유라쿠초점은 스마트폰을 대면 @cosme 상품 페이지와 리뷰로 바로 연결되는 NFC·QR 가격표를 매장 전체에 처음 도입했습니다. 두 매장 모두 @cosme 리뷰를 분석해 제품을 추천하는 셀프 피부 측정기를 시범 운영합니다. 매장 안에서도 결국 일본어 리뷰가 구매를 좌우한다는 뜻입니다.
같은 매장 입구 쪽에는 @cosme 최초의 'JAPAN BEAUTY' 매대도 생겼습니다. 일본에서 만든 화장품을 리뷰 평가와 수상 이력으로 골라 영어·중국어 등 다국어 설명을 붙였습니다. K뷰티는 이 매장에서 J뷰티 명품들과 나란히 평가받습니다.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의 액션 플랜

  1. 테스트 매대를 '실험'으로 설계하세요. 입점 전에 2개월 안에 볼 지표를 정해 두는 게 좋습니다. 판매 소진율, @cosme 리뷰 수와 평점, 재구매·온라인 전환 같은 항목입니다. 기간이 짧은 만큼, 무엇을 검증할지 미리 정해야 다음 채널 협상에 쓸 근거가 남습니다.
  1. 리뷰 자산을 양국에서 이중으로 쌓으세요. KOREA's PICKS의 선정 출발점은 한국 내 화제성, 일본 매대의 진열 기준은 일본 리뷰와 판매 데이터입니다. 글로우픽·화해 등 국내 실사용 리뷰와 @cosme 일본어 리뷰를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1. '써보고 사는' 시장에 맞춰 준비하세요. @cosme 매장은 테스터를 기본으로 두고 미니 사이즈 코너도 운영합니다. 테스터 수급, 소용량 SKU, 일본어 제품 설명을 입점 전에 갖춰 두는 게 좋습니다.
  1. 매장 경험을 리뷰로 잇는 장치를 만드세요. QR·NFC로 리뷰 페이지가 연결되는 매장이라면, 체험한 고객이 리뷰를 남기게 만드는 구조가 매대 순위로 돌아옵니다.
  1. 유통 경로부터 정리하세요. 병행수입품이 이미 돌고 있다면 가격과 정품 관리가 먼저 걸림돌이 됩니다. 정식 수입 파트너와 일본 내 판매 구조를 진출 초기에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무리

KOREA's PICKS는 아직 두 개 매장, 7개 브랜드로 시작한 실험입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일본 최대급 리뷰 플랫폼이 자기 매대를 해외 브랜드의 테스트베드로 열었고, 그 큐레이션을 한국 리뷰 플랫폼이 맡고 있습니다. 일본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면, 이제 "어디에 입점할까"보다 "첫 2개월에 무엇을 증명할까"를 먼저 물어야 할 때입니다.
K뷰티 일본 진출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해외사업팀 동료에게 공유하고, 팔로우해서 다음 편을 받아 보세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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